수면부족

하루하루 2009/06/01 16:21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중에 남녀가 한 침대에서 자는 사이가 되면 그저 잠깐 만나는 사이와는 크나큰 차이가 생긴다는 대목이 나온다. 어렴풋이 기억이 나서 정확한 문장은 모르겠다. 난 이 대목을 굉장히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음.. 한 침대에서 자면 불편하다는 뜻인가..' 대충 이런 느낌으로 머릿속에 새겨 넣었던 것 같다.

실제로 결혼한 이후로 내가 숙면을 취한 날은 열흘도 안된다. 새벽까지 일을 하고 늦잠을 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역시 한 침대에서 두 명이 자야 하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깨우는 상황이다. 수면 습관이 서로 다른게 문제가 된다. 결혼하기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1. 밤에 TV를 본다.

우리는 침실에 TV 가 있다. 거실로 옮기고 싶지만 남편이 반대를 하는 중. 남편은 새벽 3시, 4시가 되어도 좋아하는 스포츠 프로그램이나 낚시 TV 를 꼭 보고 잔다. TV 를 보다가 잠드는게 일종의 습관인데, 나는 아무리 먼저 자려고 해도 그 TV 의 번쩍거림 때문에 도저히 푹 잘 수가 없다. 소리는 차라리 잠들면 안 들리는 것 같은데, 번쩍거림  때문에 도저히 등을 돌리고 눈을 감아도 잠이 들 수가 없는거다. 수면 안대를 몇 개씩 써봤지만 소용이 없다. 자다보면 벗겨지고, 수면 안대가 거추장스러워서 애초에 잠이 들기도 어렵다.

2. 창문을 열고 잔다.

남편은 창문을 열고 잔다. 바깥 공기가 통해야 잠이 드는 스타일이다. 난 결혼하기 전에는 환기시킬 때 빼고는 창문을 열고 잔 적이 없다. 우리 침실은 동쪽에 큰 창이 있어서 요즘같은 여름에는 새벽 5시만 되어도 동이 튼다. 방이 훤하게 밝아지는 거다. 오전 7시가 넘으면 방이 대낮보다 더 밝다. 내가 보통 잠드는 시간이 새벽 2시-3시 경인데 겨우 3 시간 정도가 깜깜할 뿐. 이미 훤하게 밝아진 방에서 자는 건 낮잠 자는 거랑 똑같다 내 입장에서는. 게다가 저층이라서 창문을 열어 놓으면 아침의 소음이 모두 들어온다. 도저히 숙면을 취하기 힘든 상황이다.

3. 한 침대에 둘이 같이 잔다.

새벽에 화장실도 가고, 물도 마시고, 돌아 눕기도 하고 하여튼 한 침대에서 둘이 잔다는 건 숙면이라는 측면에서는 -100 점이다. 물론 혼자 자는 것보다 둘이 자니까 더 좋은 점도 있겠지만. 숙면이라는 관점 하나에서만 보자면 정말.. 이건 아니다. 가끔 외국 드라마에 싱글 침대 2 개 놓고 자는 부부 침실 나오는데, 예전에는 사이가 안 좋은 부부인가보다, 했지만 지금은 이해가 간다. 푹 자고 싶은게지


결혼하기 전 내 방은, 문이 짙은 나무색이었고, 커텐이 이중으로 되어 있었다. 북쪽이라서 문을 닫고 커텐을 치면 한낮에도 깜깜했다. 내 침대, 내 베개, 내 이불에 깜깜한 내 방에서 하룻밤만 푹 잤으면 하는게 지금 내 소원이다. 결혼하기 전에는 버스에서도, 전철에서도 눈만 감으면 푹 잤는데, 잠에 있어서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는데 잠을 못 자 고민이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사실 어제도 총 1 시간도 푹 못 잔 상황이라서,, 지금 이 글이 제대로 써 지는지도 의문이고,,

명색이 행복한 숙한씨 블로근데, 요즘은 매일 우울하고 축축 쳐지는 날들에,, 잠까지 못자니, 참,, 요즘은 행복하지가 않다. 아니 행복해지기 힘든 상황이긴 하다. 아무리 노력해도, 힘든 때가 있는 법.

자, 이제 문제는 대충 파악이 됐는데, 해결책을 찾아야겠지? 좋은 방법이 없을까? 푹 자는 법, 푹 달콤하게, 푹,,,,,, 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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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학주니 2009/06/02 00: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요즘은 수면부족때문에 고생입니다.
    뭐 스트레스로 인한 수면부족이지만요.. -.-;

  2. 2009/06/09 13: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 입니다

    • BlogIcon 열심히 2009/06/09 13:58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 툭하면 '저 TV 갖다버려야지' 하고 위협하곤 하는데요..ㅠ.ㅠ 안 믿는거 있죠.

      날씨가 흐릿~한게 이런 날일수록 몸을 움직여야지 안그럼 더 축축 쳐지더라구요 ^^
      이런 곰살맞은 댓글 넘넘 반가워요~~

  3. 누구맘 2009/06/16 16: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두 불면증인데.. 낮에 미칠듯이잠은오는데 누우면 머리만아프고 잠에는 안빠져 들어요 환장하죠~~ 얼마전에 남편은 직장땜에 2주마다오는데 역시 그나마 혼자자는게 좀 나은것 같더라고요 어제 좀 어두운커튼도 달았어요 아침에 5시만넘으면 밝아서 눈이떠져 잠은다시자고 싶은데 또잠을이룰수가 없더라구요 성인은 하루에 8시간정도는 푹자야된다고하는데 그렇지못하니 나름 괴롭더라구요 스트레스도원인이겟죠

    • BlogIcon 열심히 2009/06/21 23:37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얼마 전에 암막 커튼을 구해서 안방에 달았어요. ^^
      확실히 효과 있던데요~~
      하루에 8시간 정도는 아니더라도..
      달게 푹~ 3-4시간이라도 자면 참 개운한데요. 그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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