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페터 회 (마음산책,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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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하게 '에스키모와 관련된 이야기겠지' 하는 생각으로 고른 책. 전혀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구입했기 때문에 책을 읽는 동안 여러 차례의 반전 상황을 겪어야 했습니다. 순전히 저 혼자 놀라는 상황이죠. 홍보 문구나 리뷰에서 미리 정보를 얻고 읽기 시작한 독자들이라면 별로 놀랄 일도 아닌데 말이예요.

첫번째, 스밀라가 남자인줄 알았어요. 책 표지 날개에 남자 사진이 있었거든요. 저자의 사진이죠. 이야기의 시점이 1인칭이어서 당연히 남자로 설정하고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여자로 밝혀지는 거예요. 깜짝 놀랐습니다.

두번째, 스밀라는 덴마크 여자니까. 금발에 키가 크고 눈은 파랗고, 전형적인 북구의 창백한 피부를 가졌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읽어 나갔지요. 그러다 또 뒤통수를 맞았답니다. 스밀라는 이누이트. 그러니까 검은 머리에 동양인의 얼굴을 하고 키는 160cm 정도 되는 여성이었던 거죠.  한동안 이 부분에서 혼동이 와서 처음부터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어요. 제가 생각한 장면에서 주인공을 모두 바꿔야 하는 상황인 거예요.

추리소설의 형태를 띄고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손에서 내려놓기가 어려워요. 뒷부분이 계속 궁금해지거든요. 수수께끼가 끝까지 시원하게 풀리지 않아서 끝날 때까지 두근두근하면서 읽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단순히 범인 잡는 이야기는 아니예요. 인류학, 수학, 지질학이 소재인데다가, 제가 겪었던 그 착각과 편견, 이중성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게 만들지요. 도입부에 스밀라의 어머니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요. 이누이트의 전설에 이런 대목이 있다고 해요.

태초에 세상에는 남자 둘만 살고 있었고, 그 둘 다 위대한 마술사였다. 그들은 종족을 늘리고 싶었기에 그들 중 한 사람이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몸을 변형시켰다..(중략) 내 어머니는.. 총을 쏘고 카약을 저었으며, 남자처럼 고기를 집으로 끌고 들어왔다.

스밀라도 어머니처럼 모성과 남성성을 동시에 지닌 강한 사람이예요. 덴마크인이면서 이누이트이기도 하구요. 하이힐과 눈신발을 동시에 소화해 낼 수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죠. 이야기 전체의 완성도나 만족도보다는 스밀라라는 캐릭터를 알게 되었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yes24 의 리뷰를 쭉 훑어봤는데 번역에 대한 비난이 많더라구요. 번역을 매끄럽게 했더라도 한 번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은 아닌 것 같아요. 자연과학 이론도 많이 나오고, 배를 묘사하는 부분이 많은데 배의 명칭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이건 [파이 이야기]를 읽을 때도 느꼈던 답답함인데요.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이 영화로 나왔다고 하니 기회가 되면 찾아 봐야겠어요. 제가 이해한 동선과 비슷한지 알아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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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학주니 2009/02/14 17: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거.. 스포일러인데요.. ^^;

    • BlogIcon 열심히 2009/02/15 00:16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 네.. 약간의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대부분 내용은 책 뒷부분에 나와 있는 설명만
      읽어도 알 수 있는 .. (저 혼자만 몰랐던) 내용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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